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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로나 격리병동 4일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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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로나 격리병동 4일쩨

문득 깨달은 것..


 

 오늘로 코로나 격리병동 생활 4일 차다. 새벽 5시 반부터 혈압 재고 열 재고 등등 검사하느라 또 눈떴다가 다시 잠들고,, 수액 갈아주시러 와서 또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고. 7시 반에 아침을 먹었다. 아침에 보통 검사하고 주사 맞으면 불 켜고 가시는데 오늘은 아침 먹기 전까지 불을 꺼주셔서 좀 더 많이 잤다. 혈전 방지 주사는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맞는데 아직도 너무 아프다. 맞고 나면 누가 팔뚝을 세게 친 것처럼 얼얼하다.

 

코로나 격리병동 4일 차 아침

 

병원에서 주는 고기는 대부분 다 퍽퍽살이다. 그래도 매번 어김없이 국에 단백질 반찬 조합으로 주셔서 감사하게 먹고 있다. 하지만 점점 밥을 먹는 양이 줄어들고 있다. 처음에는 3/4를 다 먹었는데 이제 반 정도밖에 못 먹겠다. 하도 안 움직이고 말도 안 하고 있으니 몸에서 밥을 먹을 필요성을 못 느끼나 보다.

 

 

어제까지 오른손에 있던 수액 주사를 왼쪽으로 옮겼다. 하루에 다 들어가야 하는 수액이 1/3도 다 못 들어가고 자꾸 피가 역류(?)하는 것을 보시고 주사 위치를 바꾸시는 것 같다. 수액이 자기 전에 다 들어가면 관을 떼고 잘 수 있는데 항상 반의 반도 못 들어가니까 잘 때도 내내 이걸 꽂고 있어야 돼서 불편하다. 오늘은 저녁에 점검하러 오시기 전에 꼭 수액이 다 들어갔으면 좋겠다. 그러면 옷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은데🙄 아 그리고 나는 처음 입원해서 안 사실인데, 드라마에 보면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와서 눈 번쩍 뜨고 "여기가 어디야!" 하면서 테이프+주사 쫙 떼고 나가는 그런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. 하지만 오늘 떼보니까 일단 떼자마자 피 줄줄 나서 솜으로 막아야 하고 생각보다 바늘이 한 2센티는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아프고 뻐근하다. 역시 나는 쫄보😥

 

코로나 격리병동 4일 차 점심

 

저 국은 아마 짬뽕국물이었던 것 같다. 오랜만에 잡곡밥이 나왔다. 계란말이가 여태까지 먹은 반찬 중에 제일 맛있었다. 이제 열은 안 난다. 36. 몇 도 이렇게 나온다. 근데 기침할 때 가래가 심각하다. 그리고 먹고 안 움직여서 그런지 소화가 잘 되는 것 같진 않다. 

 

 원래 매일매일 머리를 감으려고 했는데 이제 포기하고 이틀에 한번 감기로 했다. 그리고 오늘은 머리를 감은 후 이틀 째 되는 날이었다. 문득 씻으러 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. 여기서 하루하루 지내는 게 일상적으로 보내는 나의 주말 일과보다 더 부지런하다는 것을.. 일단 밥을 하루에 세 번 꼬박꼬박 먹는 게 가장 큰 것 같고 약도 챙겨야 하지, 주사도 맞고 하루에 두세 번씩 혈압도 잰다. 아니 격리기간 동안 뭘 못해서 미치겠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평소에 얼마나 알차고 보람차게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내길래 그렇게 못 참겠는 걸까👀 물론 하루 종일 이렇게 노니까 넷플릭스고 유튜브고 다 재미없긴 하다. 

 

코로나 격리병동 4일 차 저녁

 

 슬슬 퇴원 날짜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부모님이 퇴원 날짜에 맞춰서 입고 나갈 옷을 가지고 병원에 오신다고 해서 담당 간호사님께 여쭤봤다. 나는 4/8(금)에 검사를 받고 4/9(토)에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. 문자로 4/14(목) 자정까지 격리기간이라고 나왔는데 4/15(금)에 퇴원할 수 있다고 하셨다. 입원 안 했으면 금요일부터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있었는데 목요일에 퇴원하면 안 되는 걸까.. 내일 또 물어봐야지 💤💤